언제부턴가 여름밤의 합창이던 개구리 소리가 잦아들었고, 푸른 들판을 뛰놀던 메뚜기를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계절 풍경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 들과 산천, 자연의 생명력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생태계의 작은 변화는 인간 삶의 거대한 위기를 예고하는 고요한 비명입니다.
개구리와 메뚜기의 사라짐은 우리 생태계가 보내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신호입니다. 이 작은 생명체들은 건강한 자연환경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지표종(指標種)'입니다. 메뚜기가 뛰놀던 논과 밭은 더 이상 자연의 터전이 아니라, 시멘트로 덮인 아파트 숲과 도로망으로 바뀌었습니다. 무분별한 개발은 우리의 땅을 집어삼켰고, 그 결과 생명의 기반인 논밭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속도와 효율을 앞세운 개발을 추구하면서 생명의 터전을 스스로 지워왔습니다. 논과 밭은 공장부지로, 습지는 주차장으로, 숲은 고층 건물로 바뀌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작고 소중한 생명들의 흔적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눈앞의 아파트 분양가에는 민감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붕괴와 그로 인한 미래의 위협에는 둔감해졌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환경 문제에 그치지 않고, 식량안보라는 우리의 생존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논밭이 줄어들며 쌀 생산량은 감소하고, 기후위기로 이상기후와 병충해가 잦아지며 농업 생산성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식량 자급률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고,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과 맞물리면 머지않아 식량난이라는 현실적 공포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자연은 곧 우리의 식탁입니다. 그동안 우리 곁에 너무 당연하게 있던 메뚜기, 개구리, 들풀, 논물 한 모금이 보내던 신호에 이제는 진지하게 귀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단순한 풍경이 아닌, 삶의 근본이었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 비로소 회복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