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규제와 민생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온 경기 파주시가 민선 9기 출범 100일을 맞아 도시의 체질을 뿌리째 바꾸는 대수술에 들어갔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한 정무적 수식을 배제한 채 구체적인 연도와 사업 수치가 담긴 ‘3대 시정 목표’를 전격 공개했다. 서울과 지방 매체 취재진 100여 명이 대거 몰린 이날 회견은 시정부의 비전을 검증하는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번 발표를 관통하는 핵심은 접경지역이라는 안보·행정적 제약 요소를 파주시 고유의 성장 자산으로 바꾸겠다는 구조적 전환에 있다.
1. 교통의 혈맥을 잇다… ‘광역망’과 ‘핏줄 노선’의 동시 구축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교통 구조의 개편이다. 그동안 광역 철도망 호재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한 걸음'의 불편을 겪었던 시민들의 일상을 바꾸기 위해 생활 밀착형 대책을 전면에 배치했다.
55만 파주시민의 숙원 과제인 지하철 3호선 파주 연장 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데 이어, GTX-A 노선 개통 시점에 맞춰 마을버스 노선 개편을 전면 단행한다. 오는 2026년 10월부터 운정권은 10분, 금촌권은 15분 배차 체계를 갖춰 광역 철도와의 환승 접근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지난 7월 착공한 서해선 운정역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해 수도권 서부와 충청권을 잇는 교통 거점의 위상을 다지기로 했다.
2. 산업 체질의 대수술… AI와 미래 산업으로 넓히는 먹거리
파주시의 기존 산업 구조가 특정 제조업에 편중되어 있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는 ‘산업 다변화’와 ‘AI 대전환’이 제시됐다.
GTX 차량기지 배후 부지를 첨단산업과 주거, 광역교통이 어우러진 ‘운정테크노밸리’로 조성해 2030년까지 사업 승인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2026년 평화경제특구, 2027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단계적으로 이끌어내 디스플레이, 바이오, 미디어 등 고부가가치 미래 전략 산업을 집중 유치한다.
행정의 지능화도 속도를 낸다. 오는 2028년까지 강우·수위·영상 정보를 실시간 통합 분석하는 ‘AI 기반 재난예방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안전망을 강화하는 한편, 평화경제특구 내에 AI 첨단 산업 구역을 별도 조성해 기술 기반 기업들을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3. 정주 여건의 내실화… 삶의 질 높이는 문화·복지·환경 인프라
도시의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일상 영역의 복지망도 한층 촘촘해진다.
문화 인프라 측면에서는 GTX 역세권에 복합문화시설인 ‘운정 아트플러스’를 건립하기로 하고 2027년 토지 매입을 거쳐 2030년 착공에 들어간다. 통일동산 관광특구에는 순환버스와 모노레일 도입을 검토해 지역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보건·의료 분야는 운정와이즈종합병원 건립과 연계해 2026년 착공 후 2029년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목표로 24시간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한다. 보훈 가족에 대한 예우 강화를 위해서는 2026년 조례 개정을 거쳐 2027년부터 보훈명예수당을 월 10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린다.
오랜 과제였던 환경·농촌 문제에도 명확한 기한이 제시됐다. 운정호수공원과 소리천 수질 개선을 위해 1.2km 규모의 하수처리수 재이용 관로를 2028년 착공해 2030년까지 매설을 완료하며, 농업 교육과 연구, 교류를 통합할 ‘파주시 미래농업 혁신타운’도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현문현답’에서 시작된 행정… 실행력으로 증명할 때
취임 직후 현장 소통 프로젝트인 ‘현문현답’을 통해 215건의 주민 건의사항을 처리하고, 핵심현안 TF팀 신설, 성매매집결지 해체 공론화, 화재 피해 주민 긴급 주거지원 등 현장에서 답을 찾아온 파주시가 이제 중장기 대전환의 시험대에 올랐다.
손배찬 시장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언론의 비판과 조언을 시정을 바로 세우는 동력으로 삼겠다”며 “55만 파주시민 한 분 한 분의 오늘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 다음 세대의 내일이 기대되는 자족도시 파주를 책임 있게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