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에 위치한 파주시 군내면 읍내리의 한 사과 농장에서 보관 중이던 면세유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농장주에따르면 24일 농장에 면세유를 보관하고 있던 1000리터(다섯 드럼)의 기름이 없어진 사실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며 수백 리터에 달하는 기름을 한꺼번에 실어 나간 정황으로 보아, 차량을 이용한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피해 농가는 “민통선 내에서도 산속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외지인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라며 “기름 저장 위치와 출입 제한 시간 등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당 농장은 최근 냉해 우려로 이른 새벽까지 시설을 점검하는 일이 잦았으며, 이러한 상황도 범인이 노렸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름을 훔쳐가기 위해 차량에 통을 싣고 출입하려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니다”는 게 농장 측 설명이다.
현재 이 농장에 출입 가능한 길목은 두 곳뿐이다. 주민은 “경찰이 해당 시간대 차량 출입 기록만 정밀하게 확인해도 범인을 특정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이 지역은 밤 시간대 출입이 제한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양봉업자나 과수농가에 한해 면사무소 허가를 받아 24시간 출입이 가능하도록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주는 “이 제도를 악용해 접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