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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장연구소 제공> |
파주시가 16일 ‘2025 연풍 Re:born 비전선포식’을 열고 폐쇄를 선언한 그날 밤 대추벌 성매매집결지에 꺼져 있던 불을 일제히 밝혀 폐쇄 선포식을 무색케 했다.
16일 대추벌 성노동자모임 자작나무회와 연풍리철거민대책위는 그동안 유리방 대기실을 짙은 커텐으로 가리거나 아예 판넬로 막아 불빛을 차단했지만 이들을 걷어 내고 이날 일제히 불을 밝히고 ‘성노동자에 대한 폭력 종식 국제의 날’로 선포했다.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여성들은 “폐쇄선포식은 김경일 파주시장이 집결지 사람들의 생존권을 짓밟은 것을 자축하는 반인권적 행동”이라며 영업 재개를 알렸다.
전국철거민연합 연풍리철거민대책위 관계자는 “김경일 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을 무시하고 공권력으로 우리의 생존권을 짓밟은 사람들을 시민회관에서 표창하는 등의 반인권적 행태를 보여줬다”며 “우리는 이제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파주시에 더 이상 생존권 보장을 기대할 수 없어 오늘(16일)부터 불빛을 차단하고 있는 암막 커텐을 걷어올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지난 파주시청 집회에 이어 서울 용산에 있는 대통령실로 올라가 김경일 시장의 생존권과 인권 침해를 호소하려고 했으나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이전할 것이라고 해 대통령이 청와대로 들어가는 날 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주시의 폭력성을 규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추벌 성매매집결지는 김경일 파주시장이 폐쇄를 선포한 2023년, 43개 업소 200여 명의 성노동자가 있었으나 영등포, 동두천, 평택 등의 집결지로 떠나 현재는 23개 업소에 60여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파주시는 폐쇄 선포식에서 74개 업소 200여 명으로 발표했고, 현재 9개 업소 15명 정도가 남은 것으로 언론에 발표하는가 하면, 지난 11월 14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타운홀미팅’에서는 김경일 시장이 200개 업소 중 9개 업소만 남았다고 보고하는 등 시장이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들어나 행정책임자로서 무책임함이 들어나 시장의 자질까지 의심받는 등 지탄을 받고 있다.
대책위는 "대통령 앞에서는 충분히 대화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 처럼 말을 하고 실질적으로는 대추벌에 있는 사람들을 범법자로 규정하고 대화도 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건물을 사들여 내쫓고 있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하늘같이 대해야 할 시민을 우롱하고 있는 점 등 만행을 널리 알려 나가겠다" 고 말했다.
대추벌 성매매집결지에서 생활하며 영등포 등 운정신도시 오피스텔과 유흥업소로 출퇴근하고 있는 싱글맘으로 알려져 있는 20여 명의 성노동자들과 업주들은 이날 건물 안팎을 청소하며 다시 집결지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등 분주한 모습과 함께 더 이상 당하지 만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16일 밤 대추벌 성매매집결지에는 일부 지역신문과 KBS 방송 취재를 위해 파주시 공무원이 안내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현재 남아 있거나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성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연풍리 주거 세입자라고 말하고 있다. 성노동자 A씨는 “집결지에서 성매매와 관계 없이 가정을 꾸려 생활해 나갈 것”이라며 “이들은 김경일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성매매집결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사회적 약자인 성노동자를 짓밟고 있다”며 “그동안 떠날 사람들은 떠나고 이제 남은 사람들은 더 이상 떠날 수도 없는 만큼 한치도 물러섬없이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김경일 시장을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다.
마을 주민 A씨는 "역사적으로 살아져야 할 곳인 것은 맞지만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미군병사들을 위해 양성했던 곳이고 연풍리는 대추벌로 인해 상권이 형성되어 마을주민들이 먹고 살수 있었던 곳인데 이렇게 막무간네도 쫓아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 마을주민들의 의견도 듣고 대추벌 다음의 대체산업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주민들의 의견까지 무시하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대추벌을 정비하고 이곳에 시립요양원, 파크골프장, 도서관등을 세우려고 계회하고 있으나 이 역시 지역주민과 상관없는 파주시의 일방적인 계획이여서 주민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집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고기석 기자 koks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