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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 스님(오른쪽)이 다카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는 모습. /영화로세상을아름답게 제공. |
한국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이 제24회 다카국제영화제(DIFF)에서 작품상을 차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단법인 영화로세상을아름답게에 따르면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1월18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폐막한 DIFF에서 영적 영화 부문(Spiritual Film Section)의 최우수극 영화상을 받았다. DIFF는 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다. 2025년 작고한 미국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설립한 독립영화제 ‘선댄스 영화제’처럼 상업주의가 지배하던 남아시아 현지 영화 산업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설립됐다. 1992년부터 첫 개최 이후 30여 년 동안 예술적 가치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조명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성장해왔다. 2026년에는 1월10일~18일 개최돼 약 60개국 20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대해(大海) 스님(속명 유영의)의 감독 작품이지만 종교적 색채를 배제한 일반 영화이다.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이라는 다소 낯선 제목의 이 영화는 인간 내면의 영적 능력(spiritual power)을 '초거대 알고리즘'이라는 개념에 빗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인간 내면에 있는 영적 능력을 다루고 있다.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인간 내면에 본래 갖춰져 있는 무형의 능력, 즉 신(神)의 능력을 유형의 초거대 알고리즘을 통해 계발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이 삼촌과 벌이는 일진일퇴의 땅따먹기 싸움을 통해 좀 더 큰마음의 땅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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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 스틸컷 /영화로세상을아름답게 제공 |
대해 스님은 보도자료를 통해 “욕먹는 것 못 참고, 남이 자신에게 틀렸다고 하는 것 못 참고, 항상 이겨야 하고, 힘든 것 안 하고 싶어 하고, 모르는 것 안 하려 하고, 귀찮은 것 남에게 미루고, 그래서 주인공 자신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다 해결함으로써 자유를 얻고, 마침내 해탈해 큰 사람이 된다는 내용”이라며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모든 사람에게 다 있는데 몰라서 쓰지를 못한다. 영화를 보고 (스스로) 무형의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을 계발해 자유롭게 사시라고 제작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국내 개봉은 2026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현지 언론의 평가 - 알고리즘을 넘어서: 유영의의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과 한국 영적 영화의 부상
다카국제영화제 주최 측에서 대해 스님(영화감독 이름은 유영의)에게 보내온 현지 언론의 평가는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유영의 감독의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단순히 상을 휩쓸고 있는 작품이 아니다. 이 영화는
디지털 시대에 기술, 영성(靈性) 그리고 자유의 본질이 어떻게 교차하는가에 대한 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제24회 다카국제영화제에서 영적 영화 부문 ‘베스트 픽쳐 필름상’(Best Picture Film Awards)을 수상하면서 대담하게 ‘큰 질문’을 던지는, 한국 영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수상의 영예를 넘어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장르적 관습을 넘어 깊이 있는 철학적 영역으로 나아가려는 한국 영화 제작의 잠재적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전형적인 K-드라마의 공식은 잊어도 좋다. 이 작품은 로맨스나 복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소송 장면은 등장한다.)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힘듦(알고리즘, 사회적 압박, 심지어 우리 내면의 한계까지)을 ‘법 왕자(The Prince of Life′s Essence)’라는 강력하고 거의 신화적인 존재로 의인화한 세계로 정면 돌파한다. 영화는 물리적 힘이 아닌, 바로 그 알고리즘을 상대로 한 법적 투쟁을 통해 해방을 추구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설정은 코드와 데이터, 그리고 종종 불투명한 인공지능(AI)의 논리에 의해 점점 더 지배받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영화는 대해 스님이 경산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경상북도와 경산시의 지원으로 제작됐다. 이 지역 영화인들이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초거대 알고리즘'이란 상징적 개념을 통해 인간 내면의 역량을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경산시는 그동안 지역 문화콘텐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화 창작·제작 지원 사업을 지속해 왔다. 시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지역에서 기획·제작되는 콘텐츠가 국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창작 생태계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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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 스틸컷 /영화로세상을아름답게 제공 |
대해 스님은 지금까지 121편의 장·단편 영화의 각본을 쓰거나 감독했고,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94차례 수상했다.
대해 스님은 신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산상수훈'(2017)으로 2017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 초대받기도 했다. 특히 기독교 내러티브(narrative: 일련의 사건이 가진 서사성으로, 스토리와 조금 다름)를 담은 영화 ‘산상수훈’은 로마 교황청과 미국 뉴욕 유엔본부 등에서 상영되는 등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대해 스님은 "종교는 다르지만, 말하는 핵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2026년에는 그리스의 유명 철학자 소크라테스에 관한 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수경(水鏡)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