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파주시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이대로 둘 건가

    • 공직자의 중립 의무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다. 특히 시민의 삶과 직결된 행정 정보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다뤄져야 하며, 특정 정치적 목적을 위해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최근 파주시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행정이 어떻게 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박준태 파주시 환경국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확정되지 않은 단수 사고 보상안을 유포한 행위는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선 명백한 ‘정치적 개입’이자 시민을 기만한 지탄받아 마땅한 사태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선과정에서 공무원이 개입했다는 정황이다. 그동안 5개월여 동안 단수사태에 대해 보상은커녕 피해조사 조차 못한 부분에 대해 피해 시민들은 격분하고 있는 상태다. 진정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또다른 의도를 갖고 이를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박 국장이 17만 세대, 세대당 2만 1,630원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명시하며 보상안을 올린 시점은 민주당 파주시장 경선이 진행되던 당일 아침이었다. 아직 한국수자원공사와의 공식적인 합의나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구두 통보’ 수준의 사안을, 선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점에 ‘소문’의 형태로 확산시킨 의도가 무엇인지는 자명하다. 이는 행정의 권위를 빌려 특정 정치 세력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한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다.

      파주시의 이러한 ‘선택적 행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700톤 규모의 광역 소각장 문제나 고양시 쓰레기 300톤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수개월째 ‘미정’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정보를 통제해 왔다. 정치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보상안은 설익은 상태에서도 앞다투어 공개하는 행태는 파주시 행정이 시민이 아닌 ‘권력’을 향해 있음을 증명한다. 이뿐만 아니라 각 읍면동 청소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도 특정업체 특혜 의혹에 대해 파주시의회가 나서 행정 사무감사를 실시하는 행당 시의원에 대해 청소용역업체를 동원해 시의회를 압박하고 서명작업을 벌여 해당 시의원을 고발하게 하는 등 정치 행위를 해온 사실이 백일하에 들어난 사건도 있다.

      행정은 정치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공직자가 특정 계파의 이익을 위해 행정 정보를 유출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파주시 감사기구는 있는 것인지, 공무원 노조는 뭘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파주시는 이번 ‘보상안 유포’ 사태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파주시장이 도덕적이지 못하다 보니 공무원들까지 본분을 망각하고 시민들을 기만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시민을 위한 행정이 아닌 시장을 위한 행정은 이제 끝내야 한다. 시민들은 더 이상 ‘쇼’가 아닌 진정성 있는 책임 행정을 원한다. 이번 사안의 경위를 끝까지 파헤쳐 무너진 행정 윤리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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