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칼럼] 보여주기 행정에 갇힌 시장
    •  지난 22일, 파주읍 연풍리 주민들이 대추벌 성매매 집결지 앞 철 담벼락에 붓을 들었다. “주민 공청회를 열어라!”라는 구호가 붉은 페인트로 새겨졌다. 주민들의 절규다. 그러나 시는 귀를 막고 있다.

      연풍리는 한국전쟁 이후 기지촌으로 묶여 반세기 넘게 재산권도, 생계도 제약받은 땅이다. 여전히 경제적 상황은 1960년대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시는 주민 동의도 없이 여성인권센터, 시립요양원, 파크 골프장 같은 시설을 밀어 넣겠다고 한다.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중대한 문제를, 단 한 번의 공청회조차 없이 강행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행정인가, 횡포인가.

      주민들은 시장을 만나고 싶다고 수 차례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침묵뿐이었다. 조리읍 뇌조3리에도 자연마을에 요양원이 7개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와 갖가지 민원을 야기하고 있어 주민들이 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외면당했다. 그 사이 시장은 ‘찾아가는 이동 시장실’이라는 이름으로 운정신도시 아파트 단지, 학부모 모임을 전전하며 소소한 민원에만 매달리고 있다. 그가 만나고 있는 이들은 이미 생활 기반이 안정된 이들이다. 정작 절박하게 생존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시장의 눈 밖에 있다.

      시장이 진정 시정의 수장이라면, 보여주기 이벤트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고통이 집중된 현장을 먼저 찾아가야 한다. 철 담벼락 앞에서, 수십 년 묶여온 주민들의 손을 잡고, 어떻게든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행정의 책임이다. 이동 시장실 200회를 채우는 것이 자랑이 될 수 없다. 주민들이 시장을 “선거운동이나 하는 사람”이라고 조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파주에 필요한 것은 사진 찍기 좋은 ‘소통 쇼’가 아니다. 진짜 필요한 것은 억눌린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풀어내려는 결단이다. 시장은 이제 보여주기 행정의 틀을 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파주시민의 시장이 아니라, 자기 안위만을 위한 정치인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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