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뇌조3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단순한 개발 이슈가 아니다. 이 작은 자연마을에 이미 3개의 요양원이 운영 중이고, 현재 4곳이 추가로 건축되고 있으며, 더 많은 요양원이 들어설 조짐까지 보인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즈넉한 농촌 마을이었던 곳이 이제는 고층 요양원 숲으로 변하고 있다. 주민들이 반발을 넘어 격분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행정이다. 시민의 안전과 평안한 삶을 보장해야 할 파주시가 왜 이런 사태를 허용했는가. 자연마을에 6~7층에 달하는 대형 건물이 7곳이나 들어서는 것을 방치한 것은 명백한 행정 실패다. 도시계획도, 환경영향도, 주민 삶의 질도 무시한 채 사업자 이익 중심의 허가가 남발된 결과다. 요양원이 필요하다는 명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역 균형과 주민 수용성은 고려되지 않았다. 좁은 농로를 오가는 대형 차량, 증가하는 인구로 인한 주차 문제, 폐수·쓰레기 처리 등 환경 부담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더 큰 문제는, 주민과의 '소통'이 전무 했다는 점이다. 설명회나 공청회 없이 밀실에서 진행된 허가, 그리고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의 분노는 행정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사태는 단순한 뇌조3리 문제가 아니다. 파주 전역, 나아가 전국 농촌 지역에서 비슷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 시설 확충이라는 미명아래, 특정 업자들의 영리 행위가 농촌의 공동체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이 아니라,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는 난개발이 되고 있다. 파주시는 지금이라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허가 과정의 투명성 확보, 난개발 방지를 위한 조례 강화, 무엇보다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 시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 행정의 본질이다. 요양원이 주민의 짐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자리 잡도록 제도와 정책의 재점검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