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최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20년 만의 대규모 지방채 발행과 목적기금 전용,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은 단순한 회계상의 문제가 아니라 재정 운영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조차 유지하기 어렵다"는 도지사의 발언은 지방재정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발표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파주시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재정건전성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리틀 이재명'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김경일 전 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런 만큼 민선 8기 재정 운영 전반에 대한 객관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시 파주시는 난방지원금과 민생지원금 지급, 파주페이 사용 한도 확대 등 다양한 현금성 지원 정책을 추진했다. 시민들의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적이 있었지만, 상당한 규모의 재정이 투입된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그 규모가 2천억 원대에 이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대추벌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한 대규모 예산 투입과 K리그2 프로축구단 추진 과정 역시 적지 않은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러한 사업들이 현재 파주시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또 현 집행부의 재정 운용에 어느 정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시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물론 당시 정책이 모두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속에서 시민들의 생활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단기적인 지원 정책이 장기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없는지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최근 지역에서는 생활과 밀접한 각종 민원이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도로와 보도, 공원 정비, 생활환경 개선,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등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혹시 예산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러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 자체가 행정의 적극적인 설명과 정보 공개가 부족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객관적인 재정 진단이다. 파주시의 재정 상태가 실제로 어떤 수준인지, 가용재원은 얼마나 되는지, 채무 규모와 재정자립도는 어떠한지, 향후 대규모 투자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는지를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행정에 대한 신뢰도 높일 수 있다.
경기도의 재정 비상 선언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은 균열을 방치하면 어느 순간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파주시에 필요한 것은 "우리만은 괜찮다"는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철저한 재정 진단과 선제적인 대응이다.
경기도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파주시 역시 재정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건전한 재정은 시민의 삶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안전망이다. 행정이 스스로 재정 상태를 면밀히 진단하고 시민 앞에 솔직하게 설명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고기석 기자 koks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