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파주 전역을 뒤흔든 '17만 세대 대규모 단수 사태'를 두고 파주시의 행정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도의회 고준호 의원(국민의힘)은 15일 오후 2시 파주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를 파주시의 '총체적 행정 실패'로 규정하며 강력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컨트롤타워는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고 의원은 단수 당일 파주에서 대통령 주재 타운홀 미팅이 열려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가 집결해 있었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46시간 동안 방치됐다는 점을 먼저 꼬집었다. 그는 "컨트롤타워는 모였지만 정작 '컨트롤'은 없었던 날"이라며 "사태 발생 2개월이 지나도록 보상이 지연되는 본질적인 이유는 파주시의 판단 착오에 있다"고 직격했다.
'사회재난' 매뉴얼 무시... "책임 피하려 '사고'라 우기나"
가장 큰 비판은 파주시의 법적·행정적 대응 절차에 쏟아졌다. 고 의원에 따르면 관련 법령과 파주시 매뉴얼상 24시간 이상의 광역상수도 단수는 '사회재난'에 해당한다. 하지만 파주시는 이를 단순 '사고'로 규정하며 필수 절차인 '상황판단회의'조차 개최하지 않았다.
고 의원은 "상황판단회의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시가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지원과 선 보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출발점"이라며 "경기도 역시 이번 사안이 재난이 맞다고 확인했음에도 파주시만 끝까지 '사고'라 부르는 것은 행정의 실수를 덮기 위한 책임 회피"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현장엔 공무원 없었다... 뒷북 안내에 시민만 우왕좌왕"
부실한 현장 대응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고 의원은 "단수 안내는 직전에야 이뤄졌고, 공식 공지는 하루 뒤인 15일에야 올라왔다"며 "심지어 대량 누수로 싱크홀 위험이 있던 현장에도 담당 공무원은 보이지 않고 관리업체만 나와 있었다"고 폭로했다. 지휘 체계가 무너지면서 시민들이 각자도생식 정보에 의존해 큰 혼란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K-water 탓 그만... 파주시가 결자해지해야"
고 의원은 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원인자인 K-water에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행정 판단에 실패한 파주시를 지적하고 시민 앞에 사과하게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책임"이라며 박정·윤후덕 의원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고 의원은 파주시에 ▲행정 과오에 대한 공개 인정 ▲대시민 공식 사명 발표 ▲파주시 차원의 즉각적인 선 보상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행정이 사실로 답하지 않고 눈가리기식 설명으로 시간을 끄는 것은 더 이상 실수가 아니라 실패"라며 "파주시민의 행정 신뢰가 바로 서는 날까지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고기석 기자 koks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