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고양지사가 추진한 능원지구 수리시설 개보수사업이 총체적 부실공사로 얼룩지며 지역 농민들의 거센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사업의 관리·감독을 책임져야 할 고양지사의 안일하고 불성실한 태도가 이 같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23년 3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약 2년에 걸쳐 진행됐다. 총사업비 34억 4,300만 원의 국고가 투입됐으며, 원도급사인 정보종합건설(주)과 하도급사인 (주)동영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경기 파주시 조리읍 대원리·능안리와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 일대를 대상으로 일산용수간선, 와동능안용수지선, 휴암용수지선 등 총연장 10km에 달하는 농수로를 정비해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것이 당초 목적이었다.
그러나 대대적인 예산 투입이 무색하게도 공사 완료 이후 곳곳에서 심각한 하자가 드러나고 있다. 새로 설치된 용수로는 설계 및 시공 불량으로 인해 농업용수가 논으로 그대로 넘쳐흐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마감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용수로 벽면 틈새로 물이 새어 나오면서, 법면(경사면)이 무너져 내리는 일도 발생했다. 영농기를 맞아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기대했던 농민들은 오히려 부실공사로 인한 침수와 토사 유실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농민들은 시공사의 불량 공사도 문제지만, 이를 철저히 감시하고 바로잡았어야 할 한국농어촌공사 고양지사의 책임이 더 크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예산 집행과 공사 전반을 감독해야 할 공사감독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사실상 부실을 방치했다는 비판이다.
부실공사 이전에 공사과정에서도 민원인의 논에 중장비가 들어가 공사하고 난후 돌멩이 처리등 사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농사짓는데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파주시 조리읍 능안리 주민 송창섭 씨는 “공사업자의 부실공사도 용납할 수 없지만,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이 지경으로 만들도록 방치한 고양지사의 안일한 태도가 더 큰 문제”라며 “현장 점검이나 제대로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재해를 예방하고 기능을 회복하겠다던 수리시설 개보수사업이 고양지사의 불성실한 관리감독과 시공사의 부실시공으로 인해 도리어 농민들의 생업을 위협하는 ‘세금 낭비’의 전형으로 전락하고 있다.
피해 농가들에 대한 즉각적인 보수 조치와 함께, 철저한 원인 규명 및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시급해 보인다.
고기석 기자 koks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