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체육계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 파문이 법정 심판에 이어 최고 수위의 윤리 징계 요구로 이어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연합신문 취재 결과, 스포츠윤리센터 심의위원회는 최근 파주시배드민턴협회 A 회장의 지도자 폭언 및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 대한체육회 등 관련 체육단체에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 스크린골프장에서 벌어진 폭언… “너부터 잘라버릴 것”
사건은 지난해 11월 21일 밤, 파주시 금촌동의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A 회장은 음주 상태로 협회 소속 코치 등 7명이 함께 있던 자리를 찾아가 피해자인 배드민턴 지도자 B 코치를 향해 무차별적인 폭언을 쏟아냈다.
본지가 확보한 사건 결정 이유서와 녹취록에 따르면 A 회장은 "너 진짜 죽고 싶냐", "너부터 쳐내야겠다", "수석 총무, 수석코치직도 내려놓게 할 것"이라며 약 20분간 일방적인 욕설과 함께 직위 해제를 암시하는 협박성 발언을 가했다. 동료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피해자의 인격권을 현저히 훼손한 것이다.
■ 검찰 모욕죄 ‘벌금 100만 원’ 처분… 윤리센터도 ‘중징계’ 의결
피해자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은 올해 4월, A 회장의 폭언 행위에 대해 모욕죄를 적용해 벌금 100만 원의 구약식 청구를 결정했다.
A 회장 역시 조사 과정에서 폭언 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윤리센터는 공공연한 자리에서 가해진 이번 행위가 대한배드민턴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25조(폭력 및 언어폭력)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행위의 고의성과 피해의 경중을 고려할 때 중대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아 '중징계' 요구 결정을 내렸다.
■ 체육인 육성 외면한 기득권 행사… 시 행정의 단호한 조치 시급
최근 지역 체육회 및 가맹단체의 끊이지 않는 비위와 갑질 행태는 체육인의 권익 보호라는 본래 목적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체육 단체는 지도자와 선수의 육성을 지원하는 조직임에도, 일부 단체장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권력을 행사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행태가 체육계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자체 예산과 보조금이 투입되는 지역 체육단체에 대해 지도·감독 권한을 가진 시 행정이 이러한 권력형 폭주를 제대로 바로잡지 못한다면 방관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파주시와 관련 체육단체가 윤리센터의 중징계 요구 및 형사 처벌 수순에 발맞춰 재발 방지를 위한 단호하고 엄정한 후속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